- 1부. 한국의 현주소 ③
11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맥도날드 정동점. 여느 햄버거 매장과 달리 고객들의 주문을 받는 종업원이 없다. 사람 대신 4대의 무인정보 단말기가 손님들의 주문을 받는다. 정보 단말기를 처음 접한 손님들은 사용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당황해 하기도 했지만, 일단 사용을 해 본 고객들은 손쉽게 주문을 끝냈다. 매장에는 단말기 사용을 안내하는 아르바이트생과 주문한 음식을 나눠주고 매장을 청소하는 종업원 정도만 일하고 있다.
‘혁명의 그늘’ 고용불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건축 및 가정용품 유통점인 로스(Lowe’s)에는 점원 대신 로봇이 손님들을 맞는다. ‘로봇(LoweBot)’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매장을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며 고객의 쇼핑을 돕는다. 고객이 종업원에게 물어보듯 질문을 하면 음성으로 친절하게 대답한다. 영어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이 학습한 언어는 모두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측면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월등하다.
도미노 피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피자 배달 로봇을 개발해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피자를 직접 만드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주문과 배달 같은 단순 노동뿐 아니라 지식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인공지능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와이즈 어드바이스’라는 회계법인이 직원을 대신해 회의나 교육에 참가하는 로봇을 고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끌 인공지능 로봇은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조용히 파고들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의 내용은 이미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생명공학,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는 2020년이 되면 주요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4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9종류의 직업군을 ‘현상 유지’로 방치 했을 경우와 ‘혁신’을 통해 직업군을 발전시켰을 경우의 2가지 시나리오별로 일자리의 증감 여부를 전망했다. 그 결과, 2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60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 변화의 가장 큰 핵심은 사람이 채용되는 일자리가 급감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의 기계가 대체하면서 예상되는 변화다. 세계적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는 “2023년 의사, 변호사, 중개인, 교수 등 전문직 수행 고급기술 업무의 3분의 1을 스마트 기계가 대체할 것이고,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가 스마트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인력채용에도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취업 전문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인력 채용 규모 감소 폭이 올해 -1.7%(전년 대비)로, 지난해(-0.3%)보다 확대됐다. 경기불황의 여파도 있지만, 산업의 발달로 기존 일자리가 대체되고 있는 영향도 크다는 게 인크루트의 분석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래 고용 시장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월급 등의 근로 방식이나 제도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로봇의 일자리 대체로 생산성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잉여 노동력이 생겨나고 이는 잡셰어링(job sharing)이나 근로시간 축소 등의 형태로 변화되며, 일자리의 국가 간 경계도 사라져 개인의 능력을 시간 단위로 쪼개 팔거나, 국경을 뛰어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직업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사람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세움 부연구위원은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와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4년 하반기 기준 우리나라 일자리 중 대체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일자리 비중이 55∼57%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컴퓨터나 로봇 등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고급 인력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적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인력 대체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11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맥도날드 정동점. 여느 햄버거 매장과 달리 고객들의 주문을 받는 종업원이 없다. 사람 대신 4대의 무인정보 단말기가 손님들의 주문을 받는다. 정보 단말기를 처음 접한 손님들은 사용방법이 익숙하지 않아 당황해 하기도 했지만, 일단 사용을 해 본 고객들은 손쉽게 주문을 끝냈다. 매장에는 단말기 사용을 안내하는 아르바이트생과 주문한 음식을 나눠주고 매장을 청소하는 종업원 정도만 일하고 있다.
‘혁명의 그늘’ 고용불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건축 및 가정용품 유통점인 로스(Lowe’s)에는 점원 대신 로봇이 손님들을 맞는다. ‘로봇(LoweBot)’이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매장을 자율적으로 돌아다니며 고객의 쇼핑을 돕는다. 고객이 종업원에게 물어보듯 질문을 하면 음성으로 친절하게 대답한다. 영어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이 학습한 언어는 모두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을 채용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측면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월등하다.
도미노 피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피자 배달 로봇을 개발해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피자를 직접 만드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주문과 배달 같은 단순 노동뿐 아니라 지식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도 등장했다. 인공지능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뉴질랜드에서는 ‘와이즈 어드바이스’라는 회계법인이 직원을 대신해 회의나 교육에 참가하는 로봇을 고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끌 인공지능 로봇은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조용히 파고들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의 내용은 이미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과 인공지능, 생명공학, 3D 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는 2020년이 되면 주요 15개국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4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9종류의 직업군을 ‘현상 유지’로 방치 했을 경우와 ‘혁신’을 통해 직업군을 발전시켰을 경우의 2가지 시나리오별로 일자리의 증감 여부를 전망했다. 그 결과, 2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60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 변화의 가장 큰 핵심은 사람이 채용되는 일자리가 급감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의 기계가 대체하면서 예상되는 변화다. 세계적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는 “2023년 의사, 변호사, 중개인, 교수 등 전문직 수행 고급기술 업무의 3분의 1을 스마트 기계가 대체할 것이고, 2030년에는 현재 일자리의 90%가 스마트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인력채용에도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취업 전문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인력 채용 규모 감소 폭이 올해 -1.7%(전년 대비)로, 지난해(-0.3%)보다 확대됐다. 경기불황의 여파도 있지만, 산업의 발달로 기존 일자리가 대체되고 있는 영향도 크다는 게 인크루트의 분석이다. 서미영 인크루트 상무는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미래 고용 시장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월급 등의 근로 방식이나 제도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로봇의 일자리 대체로 생산성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잉여 노동력이 생겨나고 이는 잡셰어링(job sharing)이나 근로시간 축소 등의 형태로 변화되며, 일자리의 국가 간 경계도 사라져 개인의 능력을 시간 단위로 쪼개 팔거나, 국경을 뛰어넘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직업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사람들도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노동연구원 김세움 부연구위원은 ‘기술진보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와 대응’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2014년 하반기 기준 우리나라 일자리 중 대체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일자리 비중이 55∼57%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컴퓨터나 로봇 등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고급 인력이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적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 인력 대체 효과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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